매향리의 기억: 1951-2005년의 이야기

국수용(1964~)은 프랑스 COSMOS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문화와 사회적 사건을 유럽에 전달하는 활동을 해왔다. <표류하는 섬>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매향리 사진은 2000년부터 작가가 매향리 안으로 들어가 주민들 일상 안으로 깊숙이 스며든 억압과 폭력 을 포착하고 촬영한 작품이다. 소음으로 인해 귀를 막고 하늘을 응시하는 소년, 육상 사격장 내에서 밭농사를 짓는 주민, 포탄에 앉아 쉬고 있는 소녀 등 작가는 매향리 주민의 삶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폭력이 곧 일상이 된 매향리의 순간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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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훈(1985~ )은 <1호선>과 <구미> 연작 등을 통해 과거에서부터 쌓여온 역사의 흔적들을 현재 개인과 일상의 모습에서 포착하는 사진 작업을 전개해왔다. 매향리 주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촬영된 영상작품 <얼굴들>은 결혼과 함께 매향리로 이주한 여성들이 공간에 체화되는 과정을 그들의 표정과 언어로 서술한 작품이다. 작가는 역사적 담론에서 비주류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의 시선에서 매향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그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내며 사회적 관점이 아닌 개인적 관점으로 매향리의 시간에 새롭게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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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택(1971~ )은 분단의 현실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사건 현장에서 포착하는 사진작가이다. <고장난 섬 Wrong Island>은 미군이 해상 사격 목표물로 포탄을 투하했던 매향리의 '농섬'을 영어 단어 Wrong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이 작품은 매향리 사격장을 폐쇄하기 위한 주민들의 투쟁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투쟁의 현장에서 매향리가 평화를 찾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대척점에서 서야 했던 전경과 매향리 주민의 대립을 긴장감 있는 구도로 보여주며, 누구를 위한 투쟁인가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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